MBC100분토론 ‘위기의 한국사회, 해법을 묻다’
“지금 개헌 논의는 빨간넥타이 하신 분들만 좋아해”
“현재 대통령제의 가장 큰 문제점은 권력의 과도한 집중”
“尹, 야당이 뜻대로 안 움직이는 게 힘들었을 것”
‘당 정체성, 중도‧보수’ 논란에 “진보 가치 버린다는 것 아냐”
"국민의힘, 거의 범죄집단, 극우집단...오른쪽이 비어있다. 우리 몫 돼야"
“우클릭 행보? 살아남아야 복지도 있는 것”
“조기대선 실시되도 선거법 2심 결과 큰 영향 없을 것”
“언론의 방종까지 보호할 일은 아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저녁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하고 있다. 2025.2.19 [사진=MBC 100분토론 갈무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저녁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하고 있다. 2025.2.19 [사진=MBC 100분토론 갈무리]

[폴리뉴스 고영미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밤10시부터 시작한 MBC 100분 토론에 출연, 정치권에서 제기되고 있는 개헌론에 대해 “지금 개헌을 얘기하면 블랙홀이 된다”라며 “지금은 내란 극복과 헌정질서 회복에 집중할 때라는 게 당 기본 방침”이라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 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의 정체성을 ‘중도·보수’로 언급해 논란이 발생한 것에 대해서는 “진보 가치를 버린다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민주당이 가야 할 길은 실용”이라 강조했다. 

“지금은 내란 극복‧헌정질서 회복에 집중 할 때”

MBC100분토론에 참석하고 있는 이재명 대표 [사진=MBC 100분토론 갈무리]
MBC100분토론에 참석하고 있는 이재명 대표 [사진=MBC 100분토론 갈무리]

이 대표는 이날 ‘위기의 한국사회, 해법을 묻다’를 주제로 한 MBC ‘100분 토론’에 출연 “조기대선을 하면 대통령 될 가능성 높으니 현재 제왕적 대통령제도를 개헌하는데 소극적이란 비판 받을 수 있다, 정치개혁에 대한 의지가 있냐”는 패널 질문에 “지금은 내란 극복에 집중할 때라는 게 당의 기본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 개헌 얘기를 하게 되면 블랙홀이 된다. 빨간 넥타이를 하신 분들(국민의힘)이 좋아하게 된다”며 “탄핵 문제, 헌정질서 회복 문제, 헌정파괴에 대한 책임 문제가 뒷전으로 밀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현재로서는 그 문제는 지금 시간 여유가 일단 있다. 현재는 근본에 관한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라며 “근데 이거 말고 다른 논란이 생기면 엄청 좋아하는 집단이 있다. 새로운 소용돌이가 생긴다”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원론적이라도 개헌 문제에 대한 로드맵이 필요하다. 이전에도 한다고 하고 대통령이 되면 다 안 했다’는 연이은 패널 물음에는 “이재명이 어떻게 하고자 하는 건 이미 (지난 대선 때) 정리돼 발표돼 있다”면서 “저번 대선에서 이길 줄 알았고, 그 때 낸 분명한 개헌안이 있다. 임기도 1년 단축하려 했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현행 대한민국 대통령제의 가장 큰 문제점이 무엇이라 생각하나’라는 질문에는 “권력의 집중”이라며 “과도한 집중”이라고 답변했다.

“尹, 야당이 뜻대로 안 해줘 ‘어떻게 해버려야겠다’ 생각 들었을 듯”  

MBC100분토론에 참석하고 있는 이재명 대표 [사진=MBC 100분토론 갈무리]
MBC100분토론에 참석하고 있는 이재명 대표 [사진=MBC 100분토론 갈무리]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 당일 심정에 대해 “황당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예측했지만 객관적으로 계엄할 상황이 아니었는데 딥페이크인 줄 알았다”라며 “아니라는 얘기를 들으니 80년 5월 광주가 생각나서 국회로 가면서 할 수 있는게 유튜브 밖에 없어서 그렇게 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 대표는 아쉬운 부분이 있냐는 질의에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소추안을 꼽으며 “보나마나 탄핵을 너무 많이 한다는 비판이 나올 수 밖에 없었기 때문에 아쉽다”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의 계엄 지시 원인에 대해  “계별적 계기가 있었을 것”이라며 “명태균 사태와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검법이 남은 상태였는데 그걸 못 견뎌 하셨던 것 같다”라고 추측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국정을 해보니 야당이 뜻대로 안 움직이는게 힘들지 않았을까. 어떻게 해버려야겠다 그런 생각이 들었을 듯하다"고 밝혔다.

또한 이 대표는 국무위원·검사 탄핵안과 특검법과 관련, 거부권 정국이 이어진 것이 계엄의 근본 원인이라는 주장에 대해 "불가피한 선택들“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예컨대 우리가 주장한 특검을 3번씩, 심하게는 4번까지 했는데 당연히 해야하고 국민들도 60% 넘게 동의했다"며 "그걸 거부해도 포기할 수 없다. 자꾸 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은) 여야간 합의되지 않는 것은 모두 거부한다는 원칙을 나름 지켜왔다"며 "그럼 대통령이 동의하지 않는 법은 허용하지 않는다는건 입법부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도·보수’ ‘우클릭’ 행보 논란에 “상황에 맞게 가는 것” "국힘, 오른쪽이 비어 우리 몫이 돼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우클릭'에 패널들의 질문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MBC 100분 토론 갈무리]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우클릭'에 패널들의 질문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MBC 100분 토론 갈무리]

이날 방송에서는 이 대표의 최근 경제 정책과 행보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이 대표는 민주당의 정체성을 ‘중도·보수’로 언급해 논란이 일고 있는 부분과 관련해 “진보 가치를 버린다는 것은 아니다”고 답했다. 그는 “민주당이 가야 할 길은 실용”이라며 “상황에 맞게 하는 것이지, 우리가 기본적인 가치를 버린다거나 진보적 가치를 버린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 대표는 “지금 상태로 민주당의 정체성이 바뀌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가 추구한 기본적 가치를 버리자고 얘기한 바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라며 “우리 지지층도 오해할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우리나라에서 진짜 우측이 과연 있냐. 진짜 보수라는 세력이 있냐"고 반문하며 "헌정 질서를 파괴하는, 위헌의 친위 쿠데타를 일으킨 세력을 비호하고 같이 몰려다니는 게 보수 정당이라고 할 수 있나. 기본이 안돼있다. 범죄 집단에 가깝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의힘을 '보수'라고 불러주지만, 지금은 거의 범죄 집단으로 전락하고 있다"며 "국민의힘은 수구라고 하는데 지금은 극우여서 오른쪽이 비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른쪽이 비어있는 상황에서 건전하고 합리적인 보수의 역할도 우리 몫이 되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자신의 '우클릭' 전략의 정당성을 강조하면서 "굳이 따지자면 우리는 중도보수라는 영역에 있을 것이다. 민주당을 보통 '중도진보'라고 하는데 유럽 기준으로 다지자면 우리는 진보의 사실 제대로 못하는 상황"이라고 민주당을 진단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실제로 보수가 아니고 참칭하고 있다고 본다"며 "민주당이 그 자리를 차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최근 ‘우클릭’을 하고 있다는 지적에 “경제가 너무 많이 망가졌다. 경제에 집중하지 않으면 마이너스 성장인데, 분배고 공정이고 얘기할 틈이 어딨냐. 성장을 해야 한다”며 “살아남아야 복지도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성장을 해야 분배도 있고, 분배를 해야 성장도 있다"면서 "그런데 저쪽(보수)은 성장 얘기만 하고, 민주당(진보)은 분배 얘기만 하는 것처럼 잘못 알게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대중 대통령은 대중경제론이란 책을 쓰고 IMF극복하고, IT강국을 만들었고 문화강국으로 키워냈고, 노무현 대통령도 민주정치만 했다고 생각하지만 FTA때문에 욕먹어가면서 큰 일을 했다"며 민주당 정권의 김대중, 노무현 두 대통령이 성장의 경제대통령이었음을 강조했다. 

이어 ‘민주당 정책이 조금씩 오른쪽으로 가고 있다’는 패널 질문에 “유연하다고 봐달라. 상황이 바뀌었는데 입장과 태도를 바꾸지 않는 게 더 문제이고, 교조주의에 바보”라면서 “(최근 논란이 된) 근로소득세 문제는 제 문제가 아니고 형평성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어 “법인세는 그동안 많이 깎아줬다. 근로소득세는 과세 표준이란 게 있다. 일정 금액이 되면 세율이 높아진다”며 “물가가 오르면서 명목 임금만 오르고 실제 임금은 안 올랐는데도 과표가 바뀌어 세금만 확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16년이 되도록 안 오른 건데 교정해야 하지 않나. 다른 세금은 줄었는데 근로소득세 비중만 확 늘었다. ‘월급쟁이는 봉’이란 얘기까지 나온다”며 “이게 어떻게 좌우의 문제냐”라고 반문했다.

이 대표는 "지금은 가치의 중심을 실용에 두고 성장을 더 중시해야 한다"며 "우리가 보수 정당이 되겠다는 게 아니라 건전한 보수, 합리적 보수의 역할도 우리 몫이 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지층의 반발이 걱정되지 않나'라는 패널의 물음에 이 대표는 "우리 지지층이 (제 생각을) 오해할 거 같지 않다"고 답했다.

“선거법 2심 낙관하는 입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하고 있다. [사진=MBC 100분토론 갈무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하고 있다. [사진=MBC 100분토론 갈무리]

오는 26일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2심 결심공판을 앞둔 이 대표는 이에 대해 "낙관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인용 시 치러질 조기 대선과 관련해 2심 결과가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보느냐'는 사회자 질문에는 "가정적 얘기이고 억측이 나올 수 있어 말씀드리기 부적절하다"면서도 "문제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윤석열 대통령 변호인단의 탄핵심판 지연 전략을 비판할 자격이 있냐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에는 “변호사 선임을 하냐 안 하냐의 문제는 재판 진행에 아무런 지장을 주지 않는다"며 "선입견이라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언론들, 내게 불리한 것은 신속히 보도”

이 대표는 이날 방송에서 '언론의 자유는 특정 매체나 특정 코너에 제한돼서는 안 되는 것'이라는 패널의 질문에 "자유는 보장돼야 하는데 방종까지 보호할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전반적으로 레거시 미디어가 의도적으로 불리한 보도를 했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영향력이 큰 소수의 언론이 그런 경향이 있다"며 "압도적 다수의 언론은 노력하고 있지만 총량으로 따지면 제 입장에서는  훨씬 마이너스 쪽인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팩트에 기반해 욕을 해도 상관없는데 팩트를 왜곡하거나 가짜를 만들어내는 게 많다”고도 말했다.

이 대표는 CBS라디오 프로그램 ‘김현정의 뉴스쇼’에 대한 비판 메시지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재했다가 삭제한 논란과 관련해 “그렇게 생각하기에 (내가) 올린 것”이라며 “명확한 팩트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실무자가) 최종 확정을 안 받고 한 것이고, 별로 안좋아 내리겠다고 해서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는 전날 ‘김현정의 뉴스쇼’를 겨냥한 비판 메시지를 SNS에 게재했다가 논란이 되자 삭제한 바 있다. 이 대표는 해당 메시지에서 “‘김현정의 뉴스쇼’가 대체 민주당과 이재명에게 왜 이렇게 심하게 하나 했더니 이런 악의적 프레임이 다 이유가 있던 모양”이라고 적었다.

이어 대장동 사건 재판과 관련한 보도에 대해 "언론의 역할은 그렇다. 저에게 불리한 건 신속하게 보도하고, 검찰이 뭘 하면 단독, 특종으로 엄청나게 보도한다"며 "제가 무죄 판결을 받으면 별 반응이 없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관세 정책 대비 위한 국회 통상특위에 국힘 참여해야” 

이 대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문제와 관련해서는 "여야, 정부가 힘을 합쳐 공동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에 맡기면 일방적으로 밀어 붙일 가능성이 있다"며 "국회에 통상특별위원회를 만들어 실무선부터 작업을 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정부가 (탄핵 국면 등으로) 갈 수 없으니 국회라도 가야 한다"라며 “국민의힘에 국회 통상특위를 만들자고 했는데 2~3주가 지났는데도 소식이 없다"며 "관련해서 좀 참여해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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