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이철규, 민주-조정식 통해 ‘친윤’ ‘친명’ 공천 현실화 우려
이종훈 평론가 “이미 조강특위, 검증위 통해 비주류 한차례 걸러내”
김능구 대표 “경선에서도 당원들이 지도부와 함께 가기에 비주류는 힘들 것”
“양당 공천 물갈이 폭 클수록 제3지대 커질 것”

국민의힘 이철규 인재영입위원장이 19일 오후 서울 강서구 ASSA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인재 토크콘서트 '대한민국의 보석을 찾다'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철규 인재영입위원장이 19일 오후 서울 강서구 ASSA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인재 토크콘서트 '대한민국의 보석을 찾다'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민주 기자] 4월 총선을 앞두고 여야 모두 공천관리위원회 구성을 마쳐 공천 작업이 본격화됐다. 국민의힘은 ‘윤심(윤석열 대통령 마음)’, 더불어민주당은 ‘명심(이재명 대표 마음)’이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각 당의 공천 결과에 따라 제3지대 등 총선 구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이 11일 발표한 공천관리위원 명단에는 ‘친윤’ 핵심인 이철규 당 인재영입위원장이 포함됐다. 이 위원장은 당 사무총장을 지내다가 지난해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 바 있다. 그러나 19일 만에 다시 당 인재영입위원장으로 임명되고 이번에 또 공관위원으로 발탁된 것이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공관위 활동 기간이 짧다”며 연속선상에서 이 위원장을 인선했다고 밝혔지만, 사실상 윤 대통령의 의중이 공천에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이에 대해 당은 적극 반박하고 있다. 한 위원장은 “지금 당을 이끌고 있는 것은 저”라며 “저와 공천관리위원장께서 공정한 공천, 설득력 있는 공천, 이기는 공천을 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정영환 공관위원장도 “제가 윤 대통령이나 한 위원장하고 특별히 개인적인 것 없다”며 “믿어달라. 쿨하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당연직으로 공관위원이 된 장동혁 사무총장 역시 “제 직을 걸고라도 공정한 공천, 이기는 공천을 하겠다”며 “이 위원장은 공관위원 중 한 명이고, 공천 작업은 공관위원장과 사무총장인 저, 그리고 비대위원장이 원칙과 기준을 세워나갈 것”이라고 극구 부인했다. 

이 위원장 본인도 “내가 계파가 있나. 우리 당에 계파가 있나”라고 되물으며 “잘못된 프레임”이라며 일축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그러나 대통령실과 장·차관 50여 명이 총선 출마를 위해 사퇴하면서 ‘윤심’이 반영된 공천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들 중 대부분은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TK), 부산·경남(PK)에 출마할 가능성이 높아 당 현역 의원들과의 공천 갈등이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 임혁백 총선 공천관리위원장이 12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열린 1차 중앙당 공직선거 후보자 추천관리위원 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임혁백 총선 공천관리위원장이 12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열린 1차 중앙당 공직선거 후보자 추천관리위원 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주당도 상황이 비슷하다. 핵심 친명계로 꼽히는 조정식 사무총장이 공관위 부위원장을 맡아 ‘친명 공천’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대해 임혁백 공관위원장은 “민주당 공천에서 계파 배려는 없다. 친명(친이재명)도 없고, 비명(비이재명)도 없고, 반명(반이재명)도 없다. 오직 더불어민주당만 있을 뿐”이라며 “모든 후보가 공정한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며 반박했다. 

당내에서는 경선 시스템은 공정하게 이뤄지겠지만, 전략공천 지역구 배정과 비례대표 후보 선정 등에는 계파가 반영될 것이라며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예전부터 많은 사건들이 있으면서 공천 시스템을 굉장히 공들여서 합리적으로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윤심이 들어간다는 걱정이 있는데 아직까지는 가시화된 게 없다”며 “이철규 의원이 공관위원 10명 중1명으로 들어갔다고 윤심이 작용한다, 안 한다고 예단하기는 빠르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전략공천 지역으로 배정된다든지 컷오프된다든지 하는 분들은 당연히 공천에 불복하고 (신당 합류 등) 거기에 맞는 행동을 하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관계자는 “대표 입장에서는 당연히 본인하고 가까운 사람들을 이래저래 하고 싶을 것”이라면서도 “어쨌든 당이 공천이라는 게 체계가 잡혀 있어서 그걸 무시하고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 역시 “전략공천위원회가 전략공천의 범위와 대상자를 어떻게 선정하고 비례대표 후보를 어떻게 하느냐에 계파에 대한 고려가 반영될 것”이라고 봤다.  

전문가들은 사실상 윤심·명심 공천이 경선 전에도 작용했고, 경선 과정에도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각 당이 경선 전에 비주류들을 이미 한차례 걸렀다고 했다. 그는 국민의힘에 대해 “조직강화특위에서 사고당협 등을 통해 이미 상당수 많이 정리하고 친윤계들로 채웠다”며 “나머지 남은 사람들은 이번 공관위에서 컷오프로 거르거나 압박해서 불출마 선언을 하게 하기도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여당은 정부 산하기관 자리를 주는 등 수단이 많아서 보통 그렇게 주저앉힌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에 대해선 “검증위원회에서 친명계들은 통과시켜 주고 비명계는 이런저런 이유를 대서 걸러버린다. 비명계들은 공천 절차에도 못 들어가고 이미 사전에 다 아웃돼 버리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경선 전에 또 컷오프 제도가 있지 않나. 거기서 비명계들은 이런저런 문제점이 있다며 또 한 번 쳐낸다”며 “그러면 비명계들은 거의 못 살아남는다. 친명계들끼리의 경쟁이고 비명계 인사를 남겨놓더라도 친명이 충분히 이기고도 남을 만한 약자들만 남겨 놓을 것”이라고 봤다. 

또 각 당의 공관위 구성에 대해서도 “국민들 보기에 좀 그럴듯해 보여야 하니까 외부 사람을 집어넣었지만, 외부 사람들은 당내 사정도 잘 모르고 후보자들 면면도 잘 모른다”며 “결국 당 주류의 그림대로 가는 거다. 외부 위원들은 의견을 좀 보태는 정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는 “실제 경선이 벌어지더라도 당 지도부의 의도대로 갈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의 책임당원, 민주당의 권리당원들이 지도부와 거의 같이 가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라며 “비주류 중에서 자기 지역 기반이 확고하고 책임•권리당원을 확실하게 확보한 사람 외에는 (친윤•친명계와) 경선을 붙으면 힘든 것”이라고 말했다. 

“양당 공천 물갈이 폭 클수록 제3지대 커질 것” 

당내 주류가 아니라는 이유로 공천에서 탈락하는 등 공천 결과에 불복하는 이들이 무소속으로 출마하거나 이번 총선의 최대 변수로 떠오른 제3지대로 출마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종훈 평론가는 “보통 현역 의원 물갈이를 50~60% 정도 한다”며 “그러면 국민의힘은 55명 정도 되는데 그중 20명 정도는 탈당할 가능성이 높다. 그중 일부는 무소속으로 나가고 개혁신당 쪽에는 10명 내외 정도 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도 물갈이되는 의원들 중 3분의 1 정도 무소속 내지 신당 쪽으로 옮긴다고 치면 20~30명 정도는 될 것”이라며 “공천 물갈이 폭이 커지면 커질수록 탈락해서 신당으로 이동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천은 1월 말에서 늦으면 3월 초까지 이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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