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3곳 공천 마무리.. 용산 출신 11명·검사 출신 신인 8명 그쳐
韓, 나경원·김기현·정우택·주호영 등 중진 공천하며 당 주도권 확보
권성동·이철규 등 친윤계 대부분 생존.. 결국 '윤심' 공천?
김건희 방탄에 낮은 현역 교체율 자초.. 3선 이상 중진 70% 생존

정치권에서는 용산 대통령실의 내려꽂기 공천으로 대대적인 현역 물갈이를 예상했으나 용산 대통령실 출신 후보는 전체 공천확정자의 10%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연합뉴스]
정치권에서는 용산 대통령실의 내려꽂기 공천으로 대대적인 현역 물갈이를 예상했으나 용산 대통령실 출신 후보는 전체 공천확정자의 10%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국민의힘의 지역구 공천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용산 대통령실의 내려꽂기 공천으로 대대적인 현역 물갈이를 예상했으나 용산 대통령실 출신 후보는 전체 공천확정자의 10%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공천 주도권을 두고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간의 힘겨루기에서 한 위원장이 판정승을 거둔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반면, 찐윤계는 대부분 생존한데다 최종 현역 교체율이 지난 21대 총선에 비해 낮게 나타나면서 혁신 공천에 실패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233곳 공천 마무리.. 용산 출신 11명·검사 출신 신인 8명 그쳐

韓, 나경원·김기현·정우택·주호영 등 중진 공천하며 당 주도권 확보

국민의힘은 10일 기준 전체 254개 선거구 중 약 92%에 해당하는 233곳의 후보를 확정했다. 결선투표를 포함해 경선이 진행 중이거나 치러질 예정인 16곳과 국민추천 지역으로 지정된 5곳만을 남겨두고 있다.

이날까지 불출마나 경선 패배, 컷오프 등으로 '물갈이' 대상이 된 현역 의원은 37명이며, 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번 총선에서 최종 현역 교체율이 35% 안팎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4년 전 21대 총선 당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의 현역 교체율은 43%였다.

이번 공천을 앞두고 용산 대통령실 참모들이 대거 출마를 선언하면서 '윤심 공천'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특히, 한동훈 위원장이 김경율 비대위원에 대한 전략공천을 시사하자 대통령실이 한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면서 이른바 '윤-한 갈등'이 펼쳐지기도 했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갈등은 '서천 회동'으로 마무리 됐으나 김경율 비대위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는 등 윤 대통령의 우세가 확인된 만큼 공천에도 영향이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공천 결과를 살펴보면 용산 대통령실 출신은 수석·비서관급을 제외하면 예상보다 본선 진출이 적다는 평가다.

현재 대통령실 출신 38명 중 김은혜(홍보수석), 강승규(시민사회수석), 장성민(미래전략기획관), 김기흥(부대변인) 등 11명이 후보로 확정됐다.

이 가운데 주진우(부산 해운대갑) 전 법률비서관과 강승규(충남 홍성·예산) 전 시민사회수석, 임종득(경북 영주·영양·봉화) 전 국가안보실 2차장, 조지연(경북 경산) 전 행정관, 이원모 전 인사비서관(경기 용인갑)은 양지 공천으로 평가된다.

반면, 전희경 전 정무1비서관(경기 의정부갑), 장성민 전 미래전략기획관(안산 상록갑), 이승환 전 행정관(서울 중랑을), 신재경 전 선임행정관(인천 남동을) 등은 험지에서 공천받아 '낙하산 논란'과는 무관하다.

현역 의원에게 도전장을 냈던 김오진(경북 김천) 전 국토교통부 1차관과 김성회(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 전 종교다문화비서관, 성은경(대구 서)·이동석(충북 충주)·최지우(충북 제천)·김찬영(경북 구미갑) 전 행정관 등은 경선에서 탈락했다.

부산 사하을에서 5선 조경태 의원과 공천장을 놓고 맞대결을 벌였던 정호윤 전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을 비롯하여 배철순 전 정무수석실 행정관(경남 창원의창), 이창진 전 시민사회수석실 선임행정관(부산 연제), 김유진 전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부산진을)도 본선행에 실패했다.

검사 출신이 대거 공천될 것이라는 소문도 돌았으나 이번에 공천을 받은 검사 출신 정치 신인은 8명 뿐이며 그마저도 대체로 험지로 분류된다.

심재돈(인천 동구·미추홀구갑), 최기식(경기 의왕시·과천시), 정필재(경기 시흥시갑), 김진모(충북 청주시서원구), 박경호(대전 대덕구), 조수연 (대전 서구갑) 등은 대체로 민주당 우세 지역에 공천을 받았으며 이원모(경기 용인시갑), 주진우(부산 해운대구갑) 정도만 양지로 평가된다.

이밖에 '현직 검사' 신분으로 공천을 신청한 김상민(경남 창원의창) 전 대전고검 검사, 박용호(밀양·의령·함안·창녕) 전 부산고검 검사는 모두 컷오프됐다.

아직 발표되지 않은 지역을 제외하면 전체 지역구 233곳 중 대통령실 출신은 11명으로 약 5%에 불과하며, 검사 출신 신인은 8명으로 4%가 되지 않는다.

정치권에서는 공천 주도권을 둘러싼 힘겨루기에서 한동훈 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에 판정승을 거둔 만큼 총선 이후 당권 다툼에도 한 위원장이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정주 기자는 지난 9일 유튜브 채널 <노컷>에 출연해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오월동주 게임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동훈 위원장이 공천을 관리하면서 나경원, 김기현, 정우택, 주호영 등 지난 당대표 경선에서 윤 대통령한테 좋은 감정 갖기 어려웠던 분들을 다 남겼다. 이분들이 누구 말을 듣겠냐"며 "나경원하고 김기현 전 대표는 내가 가만 안 둔다며 칼 깔고 있다는 소문이 있다"고 말했다.

권성동·이철규 등 친윤계 대부분 생존.. 결국 '윤심' 공천?

다른 한편에서는 친윤계가 대부분 생존한 것을 볼 때 결국 윤심 공천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로 불출마를 선언한 장제원 의원을 제외하면 친윤계는 대거 공천을 확정했다.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으로 지칭되는 권성동(강원 강릉), 이철규(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 윤한홍(경남 창원마산회원) 의원 등은 모두 단수공천을 받았다.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나경원 전 의원을 압박하며 연판장을 돌린 초선 의원 30여명도 대부분 살아남았다. 친윤 중에선 이용 의원만 경선 결과를 기다리는 상황이다.

한편 중진인 서병수(부산 북을), 김태호(경남 양산을), 조해진(김해을) 의원을 비롯해 박성중(경기 부천을)·유경준(화성정) 의원 등은 지역구를 옮겼다.

이를 두고 당내 일각에서는 "비주류 공천 잡음을 잠재울 목적으로 '무연고 험지 내리꽂기'를 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한동훈 위원장이 총선 이후 정치권을 잠시 떠나는 게 좋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하고 관계를 고려해 일단은 정치권에서 빠져야된다. 안 그러면 윤 대통령하고 관계가 절대 원만하게 갈 수 없다"고 주장했다.

윤 전 장관은 "차기 권력을 현재 임기가 절반 이상 남아 있는 현재 권력이 눈뜨고 볼 리가 없다. 권력이라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마취제다"며 "2개의 태양은 용납이 안 된다. 이번에 불출마는 현명한 처신이다"고 말했다.

이어 '대선에 출마할 거라고 보냐'는 사회자의 질문에는 "대통령 임기가 3년 남았으니 지금은 빠져있는 게 좋다"며 "비대위원장을 하면서 정치적 야망을 가졌다고 본다. 이제는 빠져서 어느 직책을 맡든 경험을 더 쌓아야 된다"고 덧붙였다.

김건희 방탄에 낮은 현역 교체율 자초.. 3선 이상 중진 70% 생존

용산 대통령실이나 검사 출신 신인들이 공천장 획득에 실패하면서 결국 현역 교체율은 지난 총선보다 낮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4월 총선 현역 교체율이 35%대 안팎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선 중인 현역 의원이 모두 탈락한다고 해도 현역 교체율은 최대 40%(46명)로 21대 공천 당시인 43%보다 낮다. 이 때문에 현역 불패라는 지적도 계속해도 나오고 있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활동하던 시기부터 '희생' 요구에 직면한 3선 이상 중진 의원들의 교체율은 상대적으로 더 낮다.

3선 이상 의원 30명(더불어민주당 탈당 후 입당한 김영주, 이상민 의원 제외) 중 불출마·경선포기·컷오프된 의원은 △장제원(부산 사상) △이명수(충남 아산갑) △홍문표(충남 홍성예산) △김영선(경남 창원의창) △이채익(울산 남갑) 등 5명에 불과하다.

3선 이상 중진 의원 30명 중 공천이 확정된 의원은 단수추천 11명, 경선승리 8명, 재배치 4명 등 총 23명으로 생존율이 70% 이상이다. 하태경, 한기호 의원은 경선을 진행 중이다.

낮은 현역 교체율은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윤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대한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한 상황에서 현역 의원을 컷오프 할 경우 재표결에서 이탈표가 나올 가능성이 커 현역 물갈이를 최소화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달 김건희 특검법이 최종 부결된 이후 현역 컷오프가 속출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시스템공천의 결과일 뿐이며 높은 현역 교체율이 총선 승리의 조건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한 위원장은 지역구 공천 결과, 친윤계 등 현역의 생존율이 높은 데 대해 "공정한 시스템 공천의 결과"라며 "특정 성격을 가진 사람들이 우대 받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정영환 공관위원장은 "신인 후보들의 득표율이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며 "현역이 갖는 메리트(장점)가 있고 신인들이 도전하기 위해 공을 더 들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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