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선 이상 중진 교체율 21.9%.. TK 36%·PK 29% 그쳐
권성동·이철규 등 친윤계 핵심은 모두 생존
'돈봉투 수수', '막말 논란'에 공천 취소 속출.. 약속 사면 논란도

국민의힘의 22대총선 공천이 마무리된 결과, 지난 21대총선 보다 낮은 현역교체율을 보이면서 청년과 여성에게 기회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의 22대총선 공천이 마무리된 결과, 지난 21대총선 보다 낮은 현역교체율을 보이면서 청년과 여성에게 기회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국민의힘이 올해 22대총선을 앞두고 전국 지역구 254곳의 지역구 후보를 모두 확정했다. 16년 만에 호남 지역에도 모두 후보를 내는 성과를 거두었으나 지난 총선 보다 낮은 현역교체율을 보이면서 청년과 여성에게 기회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3선 이상 중진과 TK, PK 등 국민의힘 텃밭에서 현역 교체율이 저조했으며, 윤석열 대통령 측근들도 상당수 공천장을 손에 쥐었다.

3선 이상 중진 교체율 21.9%.. 40대 이하 대부분은 험지로

당 공천관리위원회는 17일 장예찬·도태우 후보 공천 취소로 비워진 부산 수영, 대구 중·남 후보로 정연욱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 김기웅 전 통일부 차관을 새로 발표하면서 전체 254개 지역구의 후보를 확정했다.

이로써 현역 의원 114명 가운데 74명이 이번 총선에도 나서게 됐다. 나머지 40명은 불출마를 선언하거나 경선에서 탈락하면서 컷오프(공천 배제)돼 이른바 '물갈이' 비율은 35%로 최종 집계됐다.

앞서 공관위가 발표한 목표(35%)에는 부합했으나 지난 21대 총선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현역 교체율(43.5%)과 비교하면 10%포인트(p)가량 낮다.

특히, 중진의 경우 교체율은 더 낮았다. 3선 이상 중진 32명 가운데 대다수가 생존한 것. 7명만 공천을 받지 못해 교체율은 21.9%에 그쳤다. 반면, 초·재선 의원은 33명이나 컷오프 되면서 교체율은 40.7%를 기록했다.

그렇다 보니 전체 후보의 평균 연령은 58.1세로 지난 21대 총선 공천 당시 국민의힘의 전신인 미래통합당(55.7세) 보다 2.4세나 높아졌다. 60대가 126명, 50대가 88명, 40대가 29명, 30대가 11명이다. 최연소는 경기 포천·가평의 김용태(34) 후보, 경기 김포갑의 박진호(34) 후보, 최고령은 전남 해남·완도·진도의 곽봉근(79) 후보다.

더구나 전체의 15.7%를 차지하는 40대 이하 후보 대부분은 험지에 배치됐다. 40대 이하 28명이 국민의힘 의원이 현역이 아닌 지역구에 공천됐다.

남성의 비율도 88%에 이르면서 청년과 여성 후보자 발굴에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텃밭인 영남 물갈이율도 지난 총선 공천에 비해 낮다.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은 2020년 대구·경북(TK)에서 현역 20명 가운데 12명(60%)을, 부산·울산·경남(PK)에서는 현역 26명 가운데 14명(53.8%)을 교체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TK에서 25명 중 9명을 교체하며 36%를 기록했고, PK는 31명 중 9명(29.0%) 교체에 불과하다.

이철규 공관위원은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에 대한 질의에 "지적에는 공감하는데 시스템 공천 후보의 태생적 한계"라며 "공정성에 더 우위를 두다보니 그런 문제가 생겼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처럼 당권을 가진 이재명 대표와 지도부의 의사 결정이 전적으로 먹혀드는 그런 체제가 아니라 독립적으로 만들어진 경쟁군에 의해 후보자를 결정하다 보니 가점 제도에도 불구하고 여성과 청년이 부족했다"며 "하지만 선거 이후 결과를 보면 청년과 여성의 당선율이 높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정영환 공관위원장은 "3선 이상 감점제도 등이 굉장히 큰 의미를 갖지만, 그런 게 아니면 약간의 벽이 있는 것으로 느껴졌다"며 "여성과 청년에 관해서는 비례대표를 통해 충분히 반영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권성동·이철규 등 친윤계 핵심은 모두 생존

특히 국민의힘 현역 의원 중 친윤 의원들은 사실상 전원 생존하면서 당 안팎에서 '친윤 불패'라는 지적이 나온다.

친윤 핵심으로 꼽히는 권성동(강원 강릉)·윤한홍(경남 창원마산회원) 의원은 단수 공천을 받았고, 이철규(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 의원도 경선 상대가 포기하면서 단수 공천을 받았다.

혁신위의 권고로 일찌감치 불출마를 선언한 장제원 의원의 지역구(부산 사상)에는 장 의원의 최측근인 김대식 전 민주평통 사무처장이 공천을 받았다.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나경원 전 의원에 대한 연판장을 돌린 초선 의원 48명 중에는 26명이 공천을 받았다. 박성민(울산 중) 의원과 이용(하남갑) 의원 등이 경선을 이겼다.

윤 대통령의 측근이라 할 수 있는 대통령실·내각 출신 인사 20여명도 공천이 확정됐다.

대통령실에서는 '용핵관'으로 불리는 주진우 전 법률비서관이 부산 해운대갑 공천을 받았고,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 외압 의혹' 피의자 중 한명인 임종득 전 국가안보실 2차장도 양지인 경북 영주·영양·봉화에 단수공천됐다. 김은혜 전 홍보수석(경기 성남 분당을), 강승규 전 시민사회수석(충남 홍성·예산) 등도 공천장을 받았다.

내각에서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인천 계양을), 추경호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대구 달성), 박진 전 외교부 장관(서울 서대문을) 등이 대거 공천됐다.

윤석열 대통령이나 한동훈 위원장과 '인연'이 있는 후보들도 있다.

경기 용인병에 공천된 고석 전 고등군사법원장은 윤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다. 인천 동구미추홀구갑에 공천된 심재돈 전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은 윤 대통령, 한 위원장과 함께 론스타 수사 등을 했다. 경기 의왕과천에 공천된 최기식 후보는 한 위원장과 사법연수원 동기로 한 위원장이 '형님'이라 부른다.

반면 계파색이 옅은 당내 비주류 의원들은 험지로 지역구가 재배치됐다. 유경준(경기 화성정) 의원이 서울 강남병에서, 박성중(경기 부천을) 의원이 서울 서초을에서 재배치됐고, 서병수(부산 북을)·김태호(경남 양산을)·조해진(김해을) 의원은 격전지인 낙동강벨트로 떠밀렸다.

이밖에 친박 인사인 유영하 변호사가 대구 달서갑에 공천되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돈봉투 수수', '막말 논란'에 공천 취소 속출.. 약속 사면 논란도

공천 막바지에 들어 '난교' 등 막말 물의를 빚은 장예찬 전 최고위원과 5.18 폄훼 논란의 당사자인 도태우 변호사, 돈봉투 수수 의혹 정우택 의원 등 공천 취소도 속출했다.

이보다 앞서 김현아 전 의원이 경기 고양시정에 공천됐다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의혹으로 취소됐고,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에 공천됐던 박일호 전 밀양시장은 뇌물수수 의혹으로 공천이 취소됐다.

'일제옹호' 과거 글 논란을 부른 조수연 대전 서구갑 후보도 공천 취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공천 과정이 석연치 않은 사례도 적지 않다.

임종득 전 국가안보실 2차장(경북 영주시영양군봉화군)과 신범철 전 차관(충남 천안갑)은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으로 공수처에 고발돼 있다. 때문에 입막음용 공천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서천호 전 국가정보원 2차장(경남 사천남해하동), 김진모 전 검사장(충북 청주시서원구), 정용선 전 경기경찰청장(충남 당진시)은 약속 사면 의혹이 제기된다.

이들은 이명박 정부 시절 댓글 여론조작 사건 혹은 국정원 특수활동비 불법수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사면 복권하면서 출마했다. 지난 강서구청장 보궐 선거에 출마한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과 유사한 사례다.

이에 대해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은 "기존 사건과 관련된 판결문을 클린공천지원단에서 세부적으로, 사법적으로 검토했다"면서 공천 결정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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